=매월 납부하는 통신비는 단말기 할부금과 이통사 요금으로 구성된다. 출고가 159만5000원짜리 갤럭시S20 울트라를 사고 이통사의 8만원짜리 5G요금제에 가입했다면, 매월 단말기 할부금(6만6458원·24개월 약정시)과 통신요금 8만원을 더해 14만6458원을 납부하는 게 기본이다.
=그런데 통신비를 낮출 수 있는 '공식적인 할인'이 있다. 단말기 할부금은 '공시지원금'이, 통신 요금은 '선택약정 25% 할인'이 각각 적용된다. 소비자는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고 중복 할인을 받을 수 없다.
=공시지원금은 단말기가 출시된 지 오래될수록, 비싼 요금제를 사용할수록 액수가 커진다. 최신폰인 갤럭시S20 울트라의 경우 8만원대 요금제를 이용하면 지원금이 50만원, 5만5000원 요금제면 25만원이다.
=선택약정할인은 무조건 한달 요금의 25%를 깎아준다. 8만5000원짜리 요금제면 24개월동안 51만원, 12만5000원 요금제면 75만원을 할인받는다.
#'최신폰 기기값 0원' 광고는 '요금할인'으로 눈속임
=최신폰은 공시지원금 규모가 작아 단말기값을 대폭 할인받는 게 불가능하다. 그래서 대다수가 선택약정으로 요금을 할인 받는다.
=요금 할인율은 무조건 25%다. 요금이 비쌀수록 할인 액수도 커진다. 눈속임은 여기서 나온다. 요금할인을 기기값 할인으로 퉁치는 것이다.
=일례로 12만5000원짜리 요금제면 매월 3만1250원씩 요금할인을 받는데, 대리점에서는 24개월간 할인받은 총액인 75만원을 기기값에서 깎아준다고 설명하는 식이다.
=여기에 카드 결합, 기기반납, 인터넷 결합, 약정기간 36개월 연장 등 수많은 할인 조건을 갖다붙인다. 이 조건들 역시 기기값이 아닌 요금에 적용되는 할인이다.
=결국 대리점이 주장하는 '0원폰'은 기기값이 공짜란 의미가 아니다. 오히려 요금할인을 적용받아 공시지원금은 한푼도 받지 못해 단말기값은 출고가대로 가장 비싸게 구매한 셈이다. 대신 통신요금 2년치 할인 총액을 최대로 높였다.
=요금할인과 기기할인을 동시에 적용받는 일도 있다. 일부 대리점에서는 요금할인을 적용한 뒤 불법 보조금을 풀어 단말기값을 추가로 할인해준다.
=대리점에서 가입자를 한 명 유치할때마다 이통사로부터 리베이트 명목으로 '판매 지원금'을 받는다. 원칙대로라면 판매 지원금은 대리점 수익이어야 하는데, 이를 고객유치를 위한 실탄으로 써버리는 것이다.
='성지폰' '빵집'으로 불리는 일부 대리점은 이같은 불법 보조금으로 단말기 값을 20만~30만원을 추가로 깎아주는 것으로 알려졌다.
=대리점 입장에서는 보조금을 지급해도 남는 장사다. 가입자당 요금의 6%는 대리점 수익이다. 또 가입자가 많을수록 이통사는 지원금을 할증해준다. 가입자에게 최대한 비싼 요금제를 쓰게 하고, 불법 보조금을 풀어서라도 많은 가입자를 모으는 게 유리하다.
=소비자들은 발품을 팔아가며 '성지'를 찾지만 피해도 적지않다. 불법보조금으로 추가 할인 또는 페이백을 약속해놓고 잠적하는 경우다. 불법이라 먹튀 피해를 호소할 수도 없어 주의해야 한다.
[출처: 중앙일보] 0원에 샀는데 매달 통신비 10만원…공짜폰의 비밀